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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여행(2012)

인간이 만든 신의 나라 바티칸

by 새벽강 2012. 10. 19.

바티칸 투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8시 반까지 바티칸 근처의 치프로(Cipro) 역으로 가야해서 

일찍 일어나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레퍼블리카 역으로 왔다. 

테르미니역은 안이 넓어서 지하철 탈 때 시간이 꽤 걸리는데

레퍼블리카 역은 긴 에스컬레이터 한방으로 내려갈 수 있다. 

호텔에서 테르미니역으로 가거나 레퍼블리카 광장으로 가는 시간은 

거의 비슷할 것 같다. 




지하철 A선 치프로(Cipro)역은 바티칸 박물관에서 가까운데 

내려보니 투어에 온 사람들은 8~10명 정도 밖에 안된다.. 

(자전거 나라는 몇 팀으로 나눠서 가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가이드는 우리를 다시 베드로 광장으로 데려가서 

네 명만 인솔하고 있는 다른 여자 가이드와 팀을 합치기로 했다고 한다..  


이 가이드도 나름 유랑같은 곳에서 평판이 좋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인솔할때나 가이드를 할 때 우리에게는 왠지 무관심한듯한 느낌이 들어 

그렇게 좋은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 

아마도 일행 중에 젊은 여학생들이 전혀 없어서였거나 ㅋ 

기대한 만큼 많이 오지 않아서(수입이 작아지므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프로 가이드라면 열심히 해야 할텐데 말이다... 

유랑의 후기는 도대체 어떻게 된거냐능!!! ㅡ_ㅡ;;;;;;;;;; 



베드로 광장에 가니 어떤 여자 가이드 분이 두 커플과 함께 있다.. 아마도 신혼 여행객이신듯.. 

우리 팀과 그 팀이 합쳐져 오전은 베드로 성당부터 보기로 하고 오전에는 여자 가이드 분이 설명을 해 줬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원래 우리가 예약한 여행사는 베드로 성당 먼저 보는 코스였다) 

그리고 베드로 성당을 보고 나와서 광장에서 바티칸 박물관 작품들을 참 열심히 설명해 줬는데

오후 관람 중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여자 가이드분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게 좀 아쉽다. 

그 분 여행사 게시판이 있으면 칭찬이라도 해 드렸을텐데..  


이집트에서 약탈해 온 웅장한 오벨리스크가 광장 중앙에 있고 좌우로 날개처럼 회랑이 둘러있다. 

오벨리스크는 해시계의 역할도 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바닥에 동그랗게 돌 기둥이 박혀있나보다.. 



열심히 광장에 서서 설명을 듣고 있고 나는 여기서도 주위가 산만해서 

여기 저기 사진을 찍고 있다... 어차피 목소리는 무선수신기로 다 들리니까.. ㅡㅡㅋ

매우 웅장한 베드로 성당의 좌 우 회랑들 위에 성인들의 조각상이 줄지어있다.. 



이른 아침부터 왼쪽 회랑의 보안 검색대쪽으로 관광객들이 긴 줄을 이루고 있다.. 



남쪽과 북쪽에 분수가 있다.. 바닥에 표식같은 그림과 글자도 있고.. 




베드로 성당 정면.. 뒤에 보이는 쿠폴라 앞쪽으로 상당히 나와있어서 내부가 매우 크다(길다)

그도 그럴것이 카톨릭의 총 본산(?) 바티칸의 중심부 아닌가... 

성당 앞으로 왼쪽에 베드로가 열쇠를 들고 서 있고 오른쪽으로 사도 바울이 칼을 들고 서 있다. 

(베드로는 사진에 나와있지 않음)



설명을 한참이나 듣고 우리도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기로 했다.. 

이미 줄은 왼쪽에서 오른쪽 회랑까지 꽉차다 못해 반대로 꺽여있다.. ㄷ 모양으로 



우리 뒤로로 끊임없이 몰려오는 관광객들.. 

하지만 줄은 빨리 줄어들어 30분 정도 지나서 들어갈 수 있었던듯.. 



교황청의 집무실 건물이다 교황님의 방이 제일 위쪽에서 오른쪽 두번째 창가라고 한다.. 

저기 빨간 천이 내걸리면 교황님이 나오신다고... 

 


어느새 줄이 줄어서 광장 중앙까지 왔다.. 

베드로 광장을 등에지고 정면으로 길게 나 있는 길로 가면 산탄젤로 (산트 안젤로) 성이 나온다.. 

위기 상황에서는 교황의 피난처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산탄젤로 성이 스위스 용병들이 바티칸을 지키게 된 사연의 이야기에 나온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서 베드로 성당의 정면에 섰다... 

내부의 화려함을 보기 전이라 그런지 성인들의 조각을 빼면 묘하게 안정감이 있는 구도이다.. 

베드로가 순교한 지점에 새워진 것이라고 하고 그 장소가 사진 중앙의 

붉은 천을 배경으로 서 있는 십자가의 위치라고 하는 설도 있다..  



카톨릭의 중심인 교황이 있는 교회답게 들어가자 마자 억 소리가 날 정도로

화려한 천정을 만나게 된다.. 

천정의 옆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무신론자도 강제로(?) 경건한 마음을 들게 한다.. 



베드로 성당 입구 바로 오른쪽으로 관광객이 가장 많은데 그 곳에 유명한 피에타 상이 있다. 



처음 들어갔을 때는 사람이 많아서 사진을 못찍고 나오면서 보니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운 좋게 사진찍기 좋은 자리에서 한 장 찍어왔다.. 

사실 너무 관광객이 많아서 현장에서는 피에타 상이 뿜어내는 비통한 기운을 

느낄 수는 없었으나 이 사진을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고통과 연민을 느끼게 된다..

그 느낌은 아름답지만 어떻게 보면 무표정에 가까운 비탄에 잠긴 마리아보다는 

어머니의 품 속에서 왜소하고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으로 죽어간 

그리스도의 모습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 같다

실제로 그런 느낌을 주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구도상의 안정감 때문인지 

마리아의 크기가 예수 그리스도에 비해 매우 크게 되어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기도하러 오는 제대인데 역대 가장 사랑받은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로 2세가 모셔져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진 좌측이 베드로 성당 입구, 우측이 출구이다.. 



제일 앞 쪽에 제단과 예배를 볼 수 있는 공간이 더 있지만 관광객들은 여기까지만 볼 수 있다. 

우리가 갔을 때는 뭔가 미사 같은 것이 진행중이었다.. 



성 예로니모(그림 왼쪽에서 죽어가는 사람)의 제대..

사실 성경의 이야기를 몰라도 이 작품이 누구의 그림인지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성 베드로 성당은 당대 최고의 화가, 조각가, 건축가들의 작품만 있으니까.. 

그냥 보이는 대로(스스로 해석하는 대로) 즐기는 것도 좋은 감상법일것 같다.

세세하게는 벽이나 제대 밑 선반부분의 장식 무늬까지 볼거리가 될 수 있다.  



베르니니가 만든 “베드로의 의자”와 “영광” 이라고 한다 

중앙에 비둘기가 상징물처럼 빛나고 있다. 

약간 어두운 색으로 보이는 베드로의 의자의 크기는 실로 거대하다. 

아래쪽의 주교나 신부님으로 보이는 사람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큰지 실감이 난다.

(비유가 좀 우습겠지만 마치 에반게리온의 에바를 위한 의자같은... ㅡ_ㅡ;;;;;;;)





역대 교황들의 명단.. 사실 성 베드로 성당은 성전이면서 동시에 거대한 교황들의 묘지이기도 하다

엄청나게 많은 교황과 당대의 권력자들이 안치되어 있다.. 

다만 우리 눈에는 아름다운 장식만 보이기 때문에 실감이 안 날 뿐... 




예수로부터 부여받은 천국의 열쇠를 들고 있는 베드로의 동상.. 



광장에서 여자 가이드분이 오후에 볼 바티칸 박물관의 회화 작품들과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화와 벽화 설명을 해 주고 인사를 하고 헤어졌고 

같이 점심을 먹는게 어떻겠냐는 남자 가이드의 안내로 

점심을 먹으러 리소르지멘토 광장 옆의 식당으로 갔다.. 

(바로 근처에 젤라테리아 올드브리지가 있음) 

식당은 로마 거리에서도 볼 수 있는 체인점 식당 같았는데 

막상 식당에 들어서니 모두 한국 손님들.... ㅡ_ㅡ;; 

메뉴도 몇가지만 설명을 해주고(물론 초보 여행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그랬을 것이지만)

뭔가 분위기가 묘하게 패키지 관광에 끌려온 듯한 분위기가 되어

우리는 그냥 간단하게 요기만 했다.. 

파스타 두 접시 물 한병에 25유로 정도 나온 듯 

(브렉에 이어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낮은 금액의 식사)

그리고 여기의 파스타 면은 한국식으로 푹 익어서 나왔다 ㅋ


점심을 먹고 화장실 갔다가 한국 관광객들이 다들 몰려간 

올드브리지 앞에 우리도 줄을 서서 젤라또 하나 사오니까 

처음에는 넉넉해 보이는 점심 시간이 모두 지나버렸다... ㅡ_ㅡㅋ 

한국 말로 조금씩 말을 건네는 젊은 남자 직원들이 웃겼고 맛도 괜찮았다. 

내가 멜로네~~(멜론맛) 하니까 '없어요~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커피랑 그냥 아무거나 시키려다 말을 잘못해서 아나나스(파인애플)를 처음 먹었다..

원래 파인애플맛 별로 안좋아하는데 새콤하니 맛있었다.. 다행이다 ㅎㅎ

올드브리지 직원들은 일본 사람이 오면 일본어, 중국 사람이 오면 중국어로 

말을 건다.. 관광의 나라임을 실감하게 된다 (요즘의 한국 명동처럼 ㅋ)  


이탈리아 말이라고는 가이드북에 적힌 몇가지밖에 모르는데다가 

막상 사용할 때는 당황하게 되니까 가끔 매점이나 식당에서 주문 실수를 하게 된다..

(머리로는 이거 하는데 말은 저거 가 나온다고나 할까... ㅡ_ㅡ;) 

말을 잘못한걸 깨닫고 바꾸려고 해도 이탈리아 친구들은 동작이 빨라서 이미 늦... ㅡ_ㅡㅋ



다시 보안 검색을 하고 표를 사서 회화관 입구로 들어왔다.. 

예수의 변용(인간에서 신이 되는)이라는 유명한 작품이다 

좌우의 그림들도 유명한 작품들.. 



회화관의 관람을 마친 후 잠깐 쉬러 중앙의 광장으로 나왔다.. 

이른바 솔방울 광장으로 불리는 피냐의 안뜰



가이드들이 설명에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화 그림 패널들이 죽 둘러서 있다.. 

단체 관광객들은 그 앞에서 설명을 듣는 중.. 그늘쪽 그림은 모두 사람들이 있어서 

그냥 한쪽 켠에서 가이드가 가져온 아주 낡은 그림을 보고 설명을 들었다

(얼마나 자주 가이드를 다니는지 오전의 여자 가이드분 그림도 엄청 낡아있었다.. )



피냐의 안뜰이 솔방울 광장으로 불리는 이유는 중앙에 보이는 큰 솔방울 조각 때문이다..



팔각 정원의 라오콘 군상.. 

발견 당시 오른쪽(위로 접힌) 팔이 유실되어 없었고 많은 사람들은 

팔을 뻗고 있을 것이라 했는데(미술관 입구에 팔을 뻗은 모사품이 있었다) 

미켈란젤로가 근육의 모양을 보고 팔이 접혀 있는 것을 정확하게 예측했다고 한다(가이드 왈).. 

나중에 팔을 찾아 복원해보니 접혀있었다고... 

그런데 사실 이 이야기는 못 믿겠다.. 

궁금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그런 이야기는 없는듯... ㅡㅡㅋ



관람을 하면서 시스티나 예배당을 향해 가고 있다.. 

대충 지나간 부분이 많아서 약간 아쉬웠다.. 



이곳은 지도의 방.. 좌우에 지도가 있는 카페트가 전시되어 있다... 

이곳 천장은 그림과 조각이 잘 구별되는 편이지만 

여러 곳의 천정에서 마치 조각처럼 보이는 그림.. 

또 그림처럼 보이는 조각이 많았다.. 

당시의 미술 기법이 얼마나 발달되었는지 보는 사람의 눈을 착각에 빠뜨린다..



무염시태(원죄없는 잉태)이라는 작품인듯.. 

작품의 중앙에 예수가 아니고 성모 마리아가 그려져있다..




당시의 바닥 무늬가 수백년~천년의 세월을 지나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라파엘로가 그린 그 유명한 아테네 학당.. 

레오나르도 다빈치(중안 붉른색을 두른 사람), 미켈란젤로(앉아서 팔을 괘고 있는 사람), 

라파엘로(여기는 안보이는데 오른쪽 구석 두번째) 자신이 모두 그려져 있다고 한다..



우리를 쳐다보는 오른쪽 두번째 얼굴이 라파엘로 자신의 얼굴이라고 한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요절한 라파엘로..



드디어 시스티나 성당에 입장... 

우리가 도착했을 때 운이 좋게 사진 촬영이 허가되고(제지되지 않고) 있었다.. 

가끔씩 30분에서 1시간 정도 허용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게 그 유명한 최후의 심판.. 실제 육안으로는 훨씬 어둡고 침침하게 보인다.. 

자연 조명을 빼면 조명이 거의 없는 성당 안..



천정의 프레스코화 중앙의 아담의 탄생.. 그 아래로 흑과 물, 빛과 어둠의 탄생 등이 있다..

저 높이있는 천지 창조... 육안은 오히려 감동이 적다.. 20미터 위쪽에 있기 때문에..



사진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 아래에 엄청난 수의 관광객들이 

거의 꽉 들어차있다시피 들어와 있다. 






성 베드로 성당과 바티칸 미술관 투어를 마치고 산탄젤로 성으로.. 

이곳은 성 앞의 다리위.. 이곳에서 뒤쪽으로 찍으면 산탄젤로 성의 전경을 담을 수 있다



산탄젤로 성의 모습.. 요새에 가깝다.. 원래 용도도 그런것 같고

원래 바티칸을 지키는 용병들은 여러 나라에서 파견되었는데

무슨 사건(?)으로 교황이 침입자 군대를 피해 이 성으로 피난할때 

200여명의 스위스 용병 중 대부분이 시간을 끌기 위해서 길을 막고 

소수의 병사들은 교황을 호휘해서 이 성으로 무사히 피난을 했다고 한다 

(당연히 길을 막아선 스위스 용병들은 모두 죽었다고)

그 뒤로 바티칸은 스위스용병들만 지키게 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가 루체른의 어느 공원의 사자상에도 얽혀있다.. 

프랑스 혁명 당시 궁정 호위병들은 모두 도망가고 스위스 용병들만 

궁전을 마지막까지 지키다 전멸했다고... 



성당이 너무 큰 탓에 베드로 광장에서는 느껴지지 않던 베드로 성당 쿠폴라의 위용을 

오히려 이렇게 멀리 있는 산탄젤로 성 입구에서 느낄 수 있다. 

시간이 남으면 위에 올라갈 수 있다는데 우리의 투어는 쿠폴라로 올라가는 

마감시간에 빠듯하게 끝이 나서 올라가지 못했다  




우리는 이 곳에서 40번 버스를 타고 테르미니역으로 가서 호텔로 돌아갔다.. 

나는 무신론자(무신론이라기 보다는 인간이 만들어낸 시스템인 종교를 신뢰하지 않는)라

감동이 덜하고 왠지 이 노력과 돈을 진짜 사람들을 구원하는 데 사용했다면

인간세상의 모습은 좀 더 달라져있지않을까? 하는 허무맹랑한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신앙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나 예술에 큰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잊지 못할 하루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현장에서의 감동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신의 나라 바티칸의 하루가 이렇게 끝이 났다..  




참 이날 저녁은 테르미니역 근처의 한국식당 가인에서 먹었던것 같은데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ㅡ_ㅡㅋ 

베니스의 한국 식당 나루의 음식은 좀 더 서양 레스토랑다운 모습이고 

(일식을 겸하고 있어서 그런지도)

로마 식당 가인의 모습은 좀 더 한국적인 모습이다. 반찬도 많이 주고...  

내일은 남부투어 가는 날이라 아침도 못먹고 호텔을 나서야 해서

테르미니역 지하의 슈퍼마켓 코나드에서 샌드위치와 마실것을 

사서 호텔로 돌아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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